결혼식을 다녀왔다. PK

 학교 특성상 단과대 동아리의 관계가 워낙 강하다 보니 선배들의 결혼식에 갈 일이 많았다.

자취생에게 있어서 결혼식이란 곧 뷔페와 같았는데, 동아리 후배이고 아직 학생이다 보니 우루루 몰려가 인사 한번 드리고 
사진한장 찍고 나면 식사권이 주어지는 것이 관례로 여겨졌다. 게다가 선배가 태워주는 택시 드라이브에, 경치좋은 해운대의 멋들어진 호텔은 참 좋은 휴식이었다.

아이러니 한 것은 선배님은 졸업한지 한참되고, 나는 갓 입학한 신입생이다 보니 서로가 결혼식장에서 처음 보게 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동아리 후배라는 미명하에 서로가 훈훈하게 인사하는 모습이 종종 벌어지곤했다.

  어느새 마지막 학년이 되다보니 올해부터는 결혼식을 가게되면 조금이나마 축의금을 넣어서 드리게 되었다. 한참 위였던 신랑 신부들이 이제는 형 누나라고 부를 수있는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다보니 시간이 참 빠르다고 느껴진다. 한달만에 간 해운대도 어느새 사람들이 몰려오는 시즌이 되기 시작했다. 


정장입은 아재 PK

 반오십 반오십 이러는데 아직 25살은 사회에서 어린 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학교에선 최고학년, 즉 노땅 대우를 받으면서 학창생활을 마무리하고있다.

 20살 때 오티를 위해 처음 산 정장은 이미 들어가지가 않는다. 뭘 먹어도 살이 찌지 않던 내가 대학교에 와서 8kg 나 찐 탓이다.
실습을 위해서 산 다크그레이, 다크네이비 정장과 따로 구입한 바지까지, 벌써 정장이 색깔별로, 계절별로 쌓이고 있다.
예과 시절에는 정장입고 지나가는 아재들은 누구일까.. 왜 굳이 동아리에서까지 정장을 입고 오시는 걸까하고 궁금한 적이 많았다. 
 그땐 몰랐다. PK라는 것을. 
 그땐 몰랐다. PK는 대학교에 가는게 아니라 대학병원에 간다는 것을

 지금 생각해보면 그 형들도 하루종일 벽지처럼 서서 힘든 몸을 이끌고 여기 이 동아리에서 나마 위안을 얻고 좀 젊은 기운을 받으려 했던 것인다. 그치만 파릇파릇한 20살 간호학과 애들과 예과애들에게 정장입은 사람은 곧 아재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 어느새 아재라고 생각했던 형, 누나들의 마음을 이해하게된 나도 아재다.

PK : 실습생 PK

나는 PK다. 

PK : 폴리클의 다른 말로, 의과대학 의학과 3학년, 4학년 때 병원에서 실습기간을 거치는 학생들을 말한다.
만약 대학병원에 오게 되었는데,  두꺼운 책이나 인쇄물들을 손에 하나씩 쥐고 세네명이서 돌아다니는, 가운은 입었는데 의사치고는 너무 어려보이는 의사가 눈에 밣힌다면 그들은 PK, 즉 학생이다. 


아마 병원에서 가장 활기차 보이는 의사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하는 일이 없거든. 
물론 실습을 돌고 있는 과에 따라서 일정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 일정이라는 것이 대다수가 '참관'에 속한다. 
수술방에 들어가서 수술 '참관' , 외래에 들어가서 교수님 옆에 앉아 외래 '참관' ,  그외에 여러 시술 및 학회  '참관' 이 주 임무다. 


오래 서 있을 수 있는 체력과 벽지 비스무리하게 눈에 띄이지 않으면서 묻어갈 수 있는 눈치만 가진다면 누구나 의과대학 실습생으로서의 필요조건을 갗춘 셈이다.  

그러나 드물게는 의대생활을 통해 주워들은 지식과 짬밥으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할 때가 있다. 응급실에서는 인턴 선생님들의 요청에 따라 심전도를 찍기나 , 직장수지검사, 비위관삽입, 관장, 창상 드레싱,  도뇨관 삽입 등의 잡다한 일을 하면서 투덜된 적도 있다. 수술방에서 수술방에 손씻고 들어간 적도, 산부인과에서는 NST 를 시행한 적도 있다.

 - 이것은 의료인의 지도하에 의과대학 실습 활동이 가능하게 명시한 의료법덕분에 불법이 아니다.


그외에도 병원 실습 중에 보고, 듣고, 해본 보든 것들은 병원 시스템을 이해하고, 나중에 의사로써 수행해야하는 여러 일들을 능숙하게 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경험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을 곱씹어보는 행동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첫 글을 쓰게 되었다.


이 블로그는 그동안 보고, 듣고, 직접 해본 여러 가지 병원 실습 생활에 대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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